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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15 (금)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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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딸에게
서초포럼

아빠가 딸에게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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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꽃 코스모스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국적인 꽃 이름과는 달리 수수한 모습으로 어릴 때부터 추석이 가까워지면 늘 주위에 함께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매우 서정적이게 하고 추억에 물들게 하는 아름다운 힘을 가진 꽃인 것 같다. 생명의 시작을 알려주는 봄의 향연은 산이나 들판과 강가에서 만이 아니라 삭막해 보이는 길가의 가로수, 보도블럭 사이의 틈을 비집고 솟아나는 연약한 풀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풍성한 모습이든 아니든 모두 한 여름의 왕성한 성장의 시간을 지나 이제 원숙한 가을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여유 있고 낭만스럽게 느티나무 아래서 정겹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는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매미들이 때를 알리듯 울어대고, 저녁에 퇴근을 하며 법원과 검찰청의 담을 지나올 때면 어릴 때 시골에서 듣던 여치소리와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경이로운 생명의 모습과 소리들이다.

여러 사정으로 늦게 결혼을 하고 어렵게 얻게 된 딸아이가 작년에 대학을 가더니 이제 새내기를 지나 '대2병'(?)을 앓는 학년을 보내고 있다. 귀엽고 생기에 차기만 했던 어린아이시절,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중2 사춘기, 힘들었던 고3 수험생 시절을 지나 대학에 입학하여 새내기로서 낭만(?)을 누리기나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진로와 취업 문제 등으로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대한민국 청년들 모두가 아프게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며 주위의 다른 나라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얼마 전부터 법무사 수험생들을 상대로 학원에서 강의를 다시 하게 되었는데,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우 진지하게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다시피 하며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아마 법조직역이 아예 없어져서 법조인 선발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법조직역의 인력 과잉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니면 법조 인력수급이 조절된다면 그 속에서도, 자신의 삶으로 법조직역을 선택하고 변호사나 법무사의 길을 가는 사람들의 배출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나 각자 자신들에게 주어진 여건 하에서 자신들의 삶을 선택하고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모르지만 이제 자신에게 주어질 세상을 향해 출발할 딸아이, 그리고 어려운 여건 하에서 법조인을 꿈꾸며 공부를 하고 이제 새내기로 출발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며, 류지남 시인의 '자전거'라는 글로 마음을 전해본다. "얘야, 원래는 스스로 굴러간다는 뜻이긴 하다만 자전거는 결코 그 이름처럼 스스로 굴러가지 않는단다. 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두 다리에 한껏 힘을 주고 언제나 저만치 앞을 보며 온몸으로 밀고 가는 것이란다. 가만히 서 있어도 아니 되고 그렇다고 마구 내달리기만 해서도 안 되는, 세상 살아가는 그런 이치를 이제 일곱 살인 네가 하마 알랴마는, 호동그런 눈망울 가득 푸른 하늘을 담고 낑낑거리면서도 신바람이 난 네 뒤를 밀다가, 세상사는 일에 턱없이 뒤뚱거리기만 하는 애비는 쓸데없이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앞을 향해 열심히 내닫는 자전거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 법이란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