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서면이나 답변서 등의 맨 마지막 부분 제출일시를 기재하면서, 매번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고 있는 사실을 상기하며 살아오는 것 같다. 벌써 2019년도 2월이 넘어가고 있고, 구정 때문인지 2월도 벌써 중순이다. 벌써 봄날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 열정이 넘치고 또 보람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시간도 있었고, 실수를 하여 진땀을 흘리기도 하였으며, 감당할 수 없는 당사자들로 인해 어려움도 있었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법원이나 등기소의 보정명령에 분개(?) 하기도 하였으며, 하루하루 어떻게 사는지 아무생각도 없이 주어진 상황에 떠밀리면서 근근히 살아오기도 하였고, 다시 태어나면 다시는 법무사 아니 법률관련 업무에 종사하지 않겠다는 회의감을 가지기도 하면서 어느덧 법무사로서 많은 시간을 보내온 것 같다. 그동안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바르게 열심히 살아오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보면 잘한 일보다는 잘못하거나 실수한 일, 부족한 역량으로 배려하지 못해 미안한 일들을 줄줄이 누적하면서, 울퉁불퉁 좌충우돌 구부러지고 굴곡진, 영 변변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것만 같다. 그리고 오랜 시간 열심히 법무사로 활동하면서 살아온 것 같은데 아직도 변방에서 생계형 법무사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생계형 법무사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니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언제부터인가는 그동안 버텨온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로스쿨과 변호사 대량배출 문제, 그리고 점점 격화되는 직역간의 갈등, 총체적으로 급변하는 여러 환경들 모두 감당하기 버겁고 암울한 소식들 뿐이다.
그러나 이미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지나온 일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넘겨버린 책장처럼 그저 있었든 그대로 간직해야 할 내 삶의 흔적들일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암울한 상황들 역시 원하였든 원하지 않았든, 부딪히고 겪으며 어떤 식으로든 함께 살아가야할 주어진 우리의 상황이고 문제이며 삶의 과제일 것이다. “하버드 합격보다 어렵다”며 국제 뉴스거리 되었다는 한국 공무원 시험의 과열 현상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들의 어려움과 관련한 “밀려난 을(乙)들의 생존 전쟁. 무덤이 된 자영업, 먹자골목 150m내 고깃집만 32곳 손님 한 명 없는 곳 수두룩…” 등 모두 우리 사회가 함께 겪고 있는 아픔들이다.
비록 앞으로도 그동안의 구부러진 삶들을 다시 반복하는 결과를 가져 오더라도, 그리고 도래할 수 없는 북극성이나 존재하지 않는 파랑새 일지라도,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한 그 북극성이나 파랑새를 바라보며 지향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생존을 위협하는 여러 소용돌이 상황 속에도 그 존재이유와 역할을 다하고 부딪히고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비록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실패만 거듭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삶이라 해도, 매일 진지하게 땀을 흘리며 삶을 바위를 굴려 올려야 할 것이고 그것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오늘 이날은 앞으로 남은 인생의 첫 날임을 명심하라”는 글을 상기해 보며, 새로운 마음으로 숨 한 번 크게 쉬고 건강하고 힘 있게, 다시 시작해 보고자 다짐하곤 한다. 차갑지만 신선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