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요건 미충족, 스톡옵션 행사 불가"
대법, 원심판결 파기 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본인의 귀책사유 없이 회사를 퇴직했더라도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스톡옵션(주식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의 필요나 강요 등에 의한 '비자발적 퇴직'의 경우에는 재임기간 충족 여부에 관계없 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스톡옵션 행사에 필요한 재직요건(상법상 2년)을 엄격히 해석한 판결로 받아들여진다.
비상장업체에 다니던 A씨는 2002년 2월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회사 측과 스톡옵션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이 계약을 통해 액면가 500원인 회사 주식 1만5000주를 부여받았다. 행사가격은 1 주당 600원, 행사기간은 2005년 3월~ 2012년 2월까지로 정해졌다.
계약에는 "본인 의사에 따라 스톡옵션 부여일로부터 3년 이내에 퇴직할 경우에는 스톡옵 션 부여를 취소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 "정년퇴직이나 회사의 필요에 의해 계열사로 이동하는 경우 등은 본인 의사로 퇴직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이 부가됐다.
A씨는 2003년 3월 회사를 그만뒀고 스톡옵션 행사기간이었던 2008년 9월 스톡옵션을 행사 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 측은 "당시 퇴직은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른 것"이 라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은 "A씨는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본인의 선택에 의한 자발 적 퇴직에 해당한다"며 스톡옵션 행사를 거부했다.
결국 A씨는 소송(주권인도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은 A씨 손을 들어줬다.
1·2심 재판부는 "A씨가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따른 '비자발적 퇴직'으로 보인다"며 "회사는 스톡옵션 계약에 따라 주식대금 900만원(1만5000주×행사가격 600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 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스톡옵션에 관한 입법연혁과 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본인의 귀책사유 없 이 회사를 퇴직했더라도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2년 이상의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따라서 "비자발적 퇴직의 경우에는 재임기간 충족 여부에 관계없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스톡옵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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