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의환)는 조모씨가 "도급계약을 체결한 견인차량 기사들은 근로자가 아닌데도 산재보험료 및 고용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보험료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씨는 1998년 7월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견인대행업체로 지정돼 서울시 경찰서, 소방서 등 정부산하기관들과 계약을 체결한 뒤 불법주차차량 견인 사업을 운영했다.
조씨는 상시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견인차량 기사들과 도급계약을 맺었으며 조씨 소유의 견인차량을 배정받은 기사들은 조씨의 지시에 따라 지정받은 관할구역에서 차량 견인 업무를 수행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04년 9월 "차량 기사 등 상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인데도 산재보험료 및 고용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며 조씨에게 2001년부터 2004년도까지의 보험료를 부과했고, 조씨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소송 중 조씨는 차량기사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내도록 했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자 근로복지공단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기사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며 2005년도와 지난해 보험료 신고서 및 보험관계소멸신고서를 제출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러나 '업체 소속 기사들을 근로자로, 기사들에게 제공된 외주가공비를 임금'으로 판단해 각 연도별로 1600여만원과 2400여만원의 보험료를 부과했고, 조씨는 또 다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기사들을 관리.감독하고 중요 사항에 대해 지시할 수 있는 점, 차량 기사들이 원고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고 유지.관리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기사들이 개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했다해도 원고 소속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차량 기사들에게 견인료를 지불하면서 실적에 따른 총 금액을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했고, 2004년도까지는 보수를 지급함에 있어 근로소득세와 주민세를 원천징수했다"며 "차량 기사들은 도급계약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돼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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