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건은 건물의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퇴거시에 원상회복하기로한다"는 내용으로 특약한 경우에 있어서 임대차가 종료한 때에 임차건물의 통상적 사용에 따르는 가치감소(손모)에 대해서 임차인이그 원상회복에 필요한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부정)
■건물임대차계약에서 단순히 임차인이 퇴거할 때 원상회복하기로 약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임대차 종료시점에 임차건물이 사회통념상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수익하면 있을 상태라면 임차인이 그 건물을 사용하기 시작할 당시의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 상태 그대로반환하면 된다.
■임차인이 일상적인 사용을 한 경우에 생기는 임차건물의 가치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손모(損耗)에 대해서는 임차인이 책임질 사유가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
■건물의 임차인에게 건물임대차에서 생기는 통상의 손모에 관해 원상회복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임차인에게 예상하지 않은 특별한부담을 지우는 것이 되므로 임차인에게 그와 같은 원상회복의무를부담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임차인이 원상회복을 위해 그 보수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손모의 범위가 임대차계약서의 조항 자체에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아니하고 임대차계약서에서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대인이 말로써 임차인에게 설명하여 임차인이 그 취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합의의 내용으로 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그와 같은 취지의 특약이 명확하게 합의되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임대차계약의 거의 대부분에서 볼 수 있는 "종료시에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비용)를 부담한다."는 계약내용은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임차인에게 매우 불이익한 계약조항이므로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임대차계약의 본질과 임차인의 합리적인 의사를 중시해서 이를 제한적으로해석한 최초의 판결이다.
■위 원상회복비용부담 조항이 종래와 같이 통상적인 사용에 따라생기는 가치감소(손모)에 대해서도 임차인이 수리비를 부담하기로하는 특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하게 제시함(특히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원상회복의 의미에 대해 설명의무를부과하는 내용)으로써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하였다.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임차목적물의 가치감소에 대해서도 계약자유의 원칙상 임차인이 비용을 부담하기로 약정하는 것도 계약자유의원칙상 인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종래의 재판실무는 임대차관계가 본질적으로 예정하고 임료를 통해서 전보(塡補)받고 있던 임차목적물의 통상적인 손모에 관해 별다른 고려 없이 임차인에게 비용부담을 지우고 있었다(임대인의 이중이득). 하지만 우리의 임대차계약관행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형식적인 자유로 인해 경제적인 약자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지위가 더욱 열악해지므로 본판결은 임차인의 원상회복비용부담약정에 관해 이와 달리 약자의 지위에 있는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새로운 해석론을 제시하였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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