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교법무사의 강제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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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14-06-20 (금)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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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

이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산지)

나에게는 딸이 다섯 있다. 아이들은 물론 그분의 소유이다. 이들이 자라는 동안 나에게 맡겨진 것뿐이리라. 다섯 딸을 키우다보니 삶의 느낌도 다채롭다. 인생의 팽팽한 긴장에 맞닥뜨릴 때 서로를 부둥켜 의지하겠지! 아이들은 꽤나 다른 성격들을 갖고 있다. 대학에 다니는 큰애는 책임감이 강하고 포용력이 있다. 미대 입시를 막 끝낸 둘째는 다소 시크하면서 남다른 감수성을 갖췄다. 중학교에 다니는 쌍둥이들은 아름다운 외모에 늘 다정다감하다. 그리고 5학년 막내는 조금 독특하다. 보이시하고 쿨한 성격이면서도 가끔 뜻밖의 말로 나를 놀라게 한다.

얼마 전 막내가 작지만 아주 강한 인사이트를 내게 주었다. 나는 막내의 공개수업 도중, ‘가장 듣고 싶은 말’이라는 게시판 한 면을 들여다보았다. 당연히 아이가 쓴 글에 눈이 갔다.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 좀 뜻밖의 구절이다. ‘괜찮다’는 소리, 그리고 ‘다음’이라는 것, 결국 ‘잘하자’는 말까지, 사실 조금 놀랍기도 했다. 아이는 인생의 다양한 변수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그냥 알아채 버린 것 같았다.

사실, 우리 사회는 단죄가 너무 빠르진 않은가? 실패의 대가가 때론 너무 가혹하진 않은가? 과연 ‘다음’이라는 기회가 우리에게 넉넉했던가? 우리는 늘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절박하게 살아오진 않았나? 지나치리만큼 비효율적인 경쟁이 우릴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진 않은가? 언제부턴지 대기만성이라는 단어가 무척 올드해졌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아이들이나 나나, 하여튼 우리는 무척이나 고단한 하루를 살아낸다. 사실 나도 기다림을 통한 그분의 섭리를 조바심치며 못 견뎌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막내의 글에서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분은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현재의 나를 지지하며, 미래의 나에게 용기를 주신다. 그래! 우리의 마지막 ‘다음’은 그분의 품이겠지. 우리는 마지막 호흡 직전까지도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 하면 되지 않을까? 그 마지막 다짐을 마친 나를 그분이 포근히 안아주시겠지. ‘애야, 이제 편히 쉬어라’ 하시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