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에 신탁비용 부과 첫 제동
아파트 입주자에 신탁비용 부과 첫 제동
대전지법, 시행사가 지급 판결
[아산]그동안 관행적으로 아파트 입주민이 부담해 왔던 토지 신탁등기말소 비용을 아파트 시행사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아파트 시행사들이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암묵적으로 전가해왔던 신탁등기비용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대전지방법원(부장판사 김양규)에 따르면 최근 아산의 동일아파트 입주자 동호회(705명)가 시행사인 한국토지신탁을 상대로 낸 부동산 신탁비용 반환 소송에서 한국토지신탁은 원고에게 2622만원과 이자를 반환하라고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을 경우 관행적으로 납부해 온 주민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한 신탁등기 비용 반환청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1심에서는 아파트 분양계약서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 비용에 신탁등기말소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입주자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그러나 대전지방법원은 한국토지신탁 측이 분양계약서에 소유권 이전등기비용 내에 ‘신탁등기의 말소’ 비용이 명시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어 그동안 관행으로 수분양자들이 납부해 온 신탁등기말소 비용은 부당하다며 입주자들에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 따르면 2005년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원 시행자인 (주)국도엔지니어링과 한국토지신탁이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해 2008년 2월 분양을 마친 뒤 수분양자들의 소유권 이전등기 업무를 처리하면서 신탁등기 비용을 입주자들에게 전가시켰다. 분양 세대 당 입주민들이 낸 신탁등기말소비용은 3만7200원.
법원은 분양계약서 상의 소유권이전등기 비용에는 신탁등기말소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고, 신탁등기말소비용 납세자가 한국토지신탁인 점 등을 볼 때 수분양자(입주자)들이 등기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신탁회사가 별다른 근거 없이 신탁등기 말소 비용을 수분양자들에게 전가하는 관행은 수정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입주자 측 변호인 이태근 변호사는 “소비자의 입장인 수분양자가 납부할 필요가 없는 시행사 당사자들간에 발생한 신탁등기비용 부담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판결”이라며 “동안 묵시적으로 신탁등기말소 비용을 부담해 온 수분양자들에게는 신탁회사들로부터 비용을 반환받을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찬선 기자 chansun2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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