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연간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006년 5만6155건, 2007년 5만1416건에서 2008년 4만건대로 줄었으나 2009년 다시 5만건대로 복귀했다. 또한 개인파산 신청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2009년 1∼7월 개인파산 신청자 수는 6만6440명으로 지난해 전체의 56%에 이르렀다. 연간 개인 파산신청 건수는 2005년 3만8천773건, 2006년 12만3천691건에서 2007년 15만439건으로 정점에 달했으며 심사가 강화되면서 2008년 11만8643명으로 축소된 바 있다.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자와 같은 금융소외자 수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제도들의 취지는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파산·면책자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들의 파산기록을 '특수기록(1201)' 으로 분류해 금융기관에 제공해 왔다. 특수기록이 조회되면 대출, 카드발급, 할부금융 등 신용거래는 이용할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연합회는 신용정보법 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파산기록 보존기간을 7년에서 5년으로 줄였지만 파산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물론 금융기관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돈을 떼 먹은 사람이 신용거래를 할 때 일정정도의 불이익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회생, 개인파산 제도의 취지를 생각해 본다면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다. 개인파산제도의 취지는 과중한 채무자가 변제의 능력을 잃었을 때 모든 채권자가 평등하게 채권을 변제 받고 채무자에게는 경제적으로 재기·갱생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하는 것이다.

파산·면책자들은 일정시간 반성과 제제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금융권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차후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또다시 제3, 4제도권의 대부업체를 찾아가는 현상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파산 및 회생자의 조기 회생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신용정보기록을 법으로 확정짓고 이를 2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다. 금융소외자들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계층이 생긴 이때에 많은 관심이 가는 법안 이기는 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하겠다.

면책 결정 사실을 신용정보로 관리하고 보존해야 하는 필요성은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신용정보가 불리하게 작용되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금융기관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그들만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가계소비를 부추긴 정부정책은 몇 년이 지난 지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됐고, 개인워크아웃·개인회생·개인파산 등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 가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정부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은행 연합회의 경우 공공단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관리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받기는 힘들다. 정부가 특수기록이라 불리던 신용정보를 관리함으로써 정상적인 금융거래에서 조차 차별을 당하는 금융소외자들의 차후 관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다.

얼마 전 시행된 서민금융지원 정책인 미소금융에서조차 외면 받는 파산·면책자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채무만 없애 주고 재기의 기회를 박탈해버리는 것은 또다시 과중한 채무를 지고 살아가라는 말과 다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병수법무사무소 1577-6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