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인의 통장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피고가 성명불상자의 보이스피싱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환전행위가 외국환거래법상 금지되고, 피고가 신원을 잘 알지 못하는 자로부터 환전요청을 받아 환치기의 방법으로 돈을 환전해 주었을 때 그것이 국내에서의 범죄행위에 악용될 수도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피고는 과실로 성명불상자의 이 사건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도 굴비 판매업자로서 기존에 전혀 거래관계가 없던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고 소개한 성명불상자로부터 전화로 1,700만 원 이상의 거액의 거래를 제안받고서도 별다른 신원확인절차 없이 고액의 운송비를 송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과실 또한 그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하였는바, 원고의 이체금액 및 경위, 피고가 계좌번호를 제3자에게 준 동기 및 경위 등을 참작할 때,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피고의 과실보다는 원고의 과실이 더 큰 기여를 했다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