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법원으로부터 화해·조정조서 등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토지분할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토지분할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맹지(도로가 접해 있지 않은 땅) 등 개발이 불가능한 땅을 개발이 가능한 것처럼 택지 형태로 쪼갤 수 있다며 일단의 토지를 속여 파는 기획부동산업자들에 의한 피해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토지분할 때 지자체 허가 받아야

국토해양부는 무분별한 토지분할 및 부동산 투기와 토지분양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이번주 중 입법 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으로부터 화해와 조정조서 등의 방법으로 필지 분할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라도 국토계획법상 지자체장의 분할허가를 받아야 필지 분할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개발이 가능한 토지만 지분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녹지지역 및 비도시지역에서 토지를 분할하고자 할 경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발행위(토지분할) 허가를 받도록 돼 있지만 기획부동산업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아 무분별하게 토지를 분할하고 매도함으로써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기획부동산업자들이 본격 활동에 나서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개발이 불가능한 임야나 맹지 등을 헐값에 매입한 뒤 개발이 가능한 토지라며 향후 필지분할을 통해 투자자 개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준다고 속여 매입가격의 5∼10배 이상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도하는 등 분양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기획부동산업자들의 불법, 편법 분양은 투기를 부추기고 나아가 가격상승을 초래한다.

■기획부동산 설 자리 잃어

더불어 기획부동산업자들은 부동산 매도 후 법인을 고의로 폐업함으로써 양도소득세, 법인세 등 탈세를 조장하고 급경사, 수림지 등 지적측량 성과관리가 어려운 지역에서 소규모 필지를 양산해 지적불합치 등의 왜곡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법령 개정과 함께 법원에서 공유물분할 심리가 이뤄지기 전에 해당 시·군·구에 관련법 저촉 여부 등의 사실을 조회하도록 하고, 최근 3년간 임야 등을 집단적으로 분할한 사례를 중점 조사해 편법적인 분할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은 일반적인 토지매입에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는 서민계층을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최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평창 등에서 편법적인 토지분할이 근절돼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