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실제 경영참여 없었다고 과점주주책임 못 면한다
대법원, 실제 경영참여 없었다고 과점주주책임 못 면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하거나 배당을 받는 등의 구체적인 주주권을 행사한 실적이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피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4일 "의약품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의 대주주인 박某씨가 '현실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 실적이 없는데도, 국세청이 제2차 납세의무의 책임을 문 것은 잘못됐다'며 1·2심에 이어 상고했지만, 기각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박씨가 대주주로 있었던 의약품 도소매업 법인은 2005년 귀속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을 합쳐 1억6961만3980원을 체납했으며, 이 회사 주식은 박씨와 회사가 각각 50%와 20%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회사 대표이사였던 서某씨가 30%를 갖고 있었다.
국세청은 특수관계자 관계인 박씨와 회사가 주식 70%를 소유한 과점주주로서 그 주식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지분비율에 따른 체납세금을 낼 것을 박씨에게 요구했고, 박씨는 이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거쳐 소를 제기한 것.
박씨는 소송에서 "내 돈으로 회사를 인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형식적으로 주식을 소유했을 뿐이고, 배당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적이 없었다"며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을 취소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회사와 자신의 지분을 합쳐 70%의 회사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에 회사가 갖고 있었던 20% 지분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기 때문에 납세의무성립일 현재 과점주주도 아니었다는 것이 박씨의 주장.
대법원은 판결문(대법원2009두10871, 2009.09.24)에서 "회사정리절차 중이라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실로 과반수 주식의 소유집단의 일원인지에 의해 과점주주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특히 "구체적으로 회사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과점주주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며 "회사임원이나 직원인지 여부 등이 과점주주인 지위에 영향을 줄 수 없어, 박씨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법원에 앞서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박씨가 납세의무성립일 전 회사가 갖고 있었던 주식 20%를 넘겼다고 하지만, 이 계약은 과거로 소급해서 작성된 것이라는 증인이 있다"며 박씨의 소송을 기각했다.
과점주주 여부는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행사는 반드시 현실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 실적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각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소유주식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족하다는 것이 법원의 한결같은 입장.
입력 : 2010.10.04 11:53
수정 : 2010.10.04 11:53
조세일보 / 채영철 기자 chaeyc@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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