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교법무사의 강제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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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11-05-03 (화)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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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25시]이럴땐 '뺑소니범', 판례 살펴보니
[법조25시]이럴땐 '뺑소니범', 판례 살펴보니
입력 : 2011.05.03 07:03|조회 : 1932

대법원은 최근 차에 치인 9세 아동의 '괜찮다'는 말에 구호조치 없이 사고현장을 떠난 운전자에게 '뺑소니' 유죄를 선고했다. 사고가 경미하더라도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연락처를 남겼어야 한다는 것이다.

'뺑소니'의 법률용어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도주차량'죄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기존 법률에 의해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법 감정을 충족시킬 수 없거나 범죄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적용한다.

원칙적으로 사고를 낸 운전자가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 또는 피해복구 없이 현장을 떠났을 때 뺑소니로 처벌된다. 경미한 사고여서, 혹은 피해자가 괜찮다고 해서 무심코 현장을 이탈하면 뺑소니범으로 몰릴 수 있다. 대법원 판례를 통해 어떤 경우에 뺑소니가 되는지 살펴봤다.

◇경미한 사고여도 구호조치는 필수=피해자 부상이 아무리 가벼워도 운전자가 아무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으면 '뺑소니'에 해당한다는 게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이다. 지난 1일 대법원은 9세 아동의 '괜찮다'는 말에 현장을 그냥 떠난 운전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운전자는 "사고 후 피해자가 조수석 쪽으로 와 괜찮다는 말을 한 뒤 곧바로 뛰어갔고, 별다른 상처가 없어 현장을 떠났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연락처를 교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호대기 중 변속기를 잘못 조작해 갑자기 후진, 뒤에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가 뺑소니로 처벌된 경우도 있다. 2006년 경기도 광명에서 있었던 사고로 택시기사 A씨는 후진 중 접촉사고를 냈지만 그대로 출발했고 100여m를 뒤쫓아 온 피해자에게 '사고 사실을 몰랐다'며 언성을 높이다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는 자신의 차량이 파손된 사실과 전치 2주의 진단서를 첨부, 김씨를 뺑소니범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대법원은 2008년 내린 판결에서 "피고인은 사고 후 정차해 피해자의 상태를 즉시 확인하지 않았고, 현장을 떠나면서 인적사항을 남기지도 않았다"며 뺑소니 유죄를 선고했다.

피해자에게 연락처 반드시 남겨야=사고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경찰관에게 면허증을 건네고 현장을 떠났어도 뺑소니로 처벌된 사례가 있다. 2007년 충남 청양에서 있었던 사고로 B씨는 화물차를 몰고 가다가 도로 우측에서 걸어가는 행인 2명을 들이받았다.

사고 후 B씨는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혔고 마침 비번으로 인근을 산책하던 한 경찰관과 마주쳤다. 이 경찰관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도와주기 위해 경찰 신분을 밝힌 뒤 곧바로 119와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신고 상황을 지켜본 뒤 경찰관에게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건네주고 귀가했지만 이튿날 오전에 찾아온 다른 경찰관에 붙잡혀 뺑소니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현장을 이탈한 때는 피해자의 병원 이송 및 근무 중 경찰관의 사고현장 도착 이전"이라며 "이는 '피해자 구호조치 등을 취하지 않고 도주한 때에 해당 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뺑소니 유죄가 인정된 사례도 있다. 개인택시 영업을 하는 C씨는 2005년 11월 친구를 태우고 차를 몰다 경기도 수원의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C씨가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 마주오던 차량의 옆 부분을 들이 받았고 이 사고로 피해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건 현장에 경찰이 오자 김씨는 친구가 운전했다고 말했고 친구 역시 이를 인정했다. 합의하에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운전자는 C씨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대법원은 C씨의 뺑소니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당시 '운전자 바꿔치기'의 경우 운전자는 뺑소니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운전자가 동승자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이 운전자라는 것을 속이도록 했다면 형법상 범인도피교사죄로도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승자의 경우 범인도피죄 뿐 아니라 교통사고 조사에 관한 정당한 직무를 방해했으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실무적으론 범인도피죄로 기소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대법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