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사임서 제출한 대표 '권리없다'
[더벨]이사 사임서 제출한 대표 '권리없다'
유진테이타 신임 경영진 등 승소..대표이사 사임 후 경영권분쟁 사례에 일침
더벨 오동혁 기자
더벨|이 기사는 06월10일(11:2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표이사를 겸한 이사가 이사회에 이사 사임서를 제출한 경우 대표이사의 지위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일부 상장사에서 사임서를 제출한 대표이사가 여전히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행사해 등기 및 전자공시 등 일체의 경영활동을 수행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의 불리한 부분을 전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해 극복해 온 사례에 경종이 울리게 됐다.
대법원은 최근 이사 사임서를 제출한 유진데이타의 전 대표이사는 이사로서의 지위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코스닥기업 유진데이타는 지난 4월 2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퇴임 대표이사의 대표이사 직무정지 및 대표이사(등기상) 해임의 건을 의결했다. 이와 동시에 사내 이사 한명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상업등기소는 법인등기부등본상 이사 성원총원 등의 문제로 신임 대표이사 변경 등기에 대해 각하 처리했다.
유진데이타 (390원 6 1.6%) 신임 경영진은 법원행정처에 "대표이사가 사임해 대표이사의 결원이 발생한 경우 전 대표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사직을 사임한 대표이사는 후임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의 재적이사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회신했다. 유진데이타는 이 결정문을 바탕으로 지난 3일 대표이사 변경 등기를 완료했다.
논란의 핵심은 대표이사가 사임서를 제출, 사임서가 인정됐을 때 이사의 수는 부족하지 않지만, 대표이사 수는 부족할 경우 사임사를 제출한 대표이사가 대표이사 및 이사로서의 지위를 가질까 여부다.
이에 대해 전 대표와 신임 대표 측은 각각 (i)대표이사가 결원이 되면 안되기 때문에 비록 이사 및 대표이사 사임서를 제출했더라도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 까지는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가진다. 대표이사는 이사의 지위를 전제로 하므로 이사의 권리의무도 갖는다 (ii)이사는 결원이 아니고 이사 사임은 효력이 직접 발생하므로 대표이사의 권리의무·지위도 없어진다고 팽팽하게 맞서왔다.
이같은 경우에 대해 명확한 판례나 등기예규가 없었다. 일부 상장회사에서는 사임서를 제출한 대표이사가 여전히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행사하며 제도을 악용, 경영권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30일 "대표이사가 사임해 법률·정관에서 정한 대표이사 인원수는 부족하게 됐지만 이사의 인원수는 부족하지 않을 경우 사임한 대표이사는 이사 및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가 인정될 수 없다"며 "대표이사는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의 재적이사의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유진데이타 신임 경영진측을 변호한 최승진 법무법인 시공 대표변호사는 "사임서를 제출한 이사 겸 대표이사의 지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 명확한 유권해석"이라며 "이는 상법상 첨예하게 대립했던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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