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급인에 대한 직접지급합의 및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의 해석기준
하수급인에 대한 직접지급합의 및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의 해석기준
대법원 2008. 2.29. 선고 2007다54108 판결
<요지> 1.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도급인, 원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은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입회하에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고, 원수급인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①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하수급인에게 양도하는 취지이거나, ② 하수급인이 하도급계약에 의하여 실제로 공사를 시행 내지 완료한 범위 내에서는 도급인은 하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고 원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어느 것인지에 따라 원수급인의 채권자에 의하여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압류된 경우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위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하수급인의 시공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범위 내에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범위가 달라진다.
2.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의 규정 취지는 같은 조 제1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도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하기로 도급인·원수급인 및 하수급인 간에 합의한 경우에 도급인은 바로 그 하도급대금 전액을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하수급인이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 범위 내에서 도급인의 원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해설> 1. 하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직접 지급청구권은 하도급법 제14조에 의하여 성립하는 경우와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성립하는 경우로 나뉜다. 하수급인이 하도급법 제14조를 적용받으려면 하도급법 제1조, 제2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제14조 자체의 요건도 갖추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입증을 하지 않고 곧바로 직불합의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 판결은 이와 같은 당사자 약정에 의한 경우에 두 가지 유형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①의 채권양도로 볼 경우에 대하여 ‘당사자들의 의사가 위 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가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하수급인에게 이전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 그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원수급인은 공사대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원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하수급인에게 양도하고 그 채무자인 도급인이 이를 승낙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였다. ②의 직불합의인 경우에는 압류명령의 통지가 도급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하수급인이 위 공사를 실제로 시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원수급인이나 압류채권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고 본다. 시공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도급인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무상 양자의 구분은 쉽지 않을 것이므로, 이러한 약정에 대한 해석론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압류 통지 이전에 시공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하수급인을 압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하고 미시공부분에 대해서는 압류채권자를 우선시키는 이론구성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2.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이 판결의 방론에 있다.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의하면 도급인, 원수급인, 하수급인이 직불합의를 한 경우에는 도급인은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하고, 이 경우 도급인의 원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무상 ①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이 3자합의만으로 미시공부분에 대해서도 발생하는지 여부, ② 도급인의 원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의 소멸시기가 언제인지에 관하여 설이 나뉘었다. 이 판결은 ①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대해서만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한다는 점, ② 하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한 때 도급인의 공사대금채무가 소멸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하수급인이 위 14조에 의한 직접 지급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직불합의의 성립, 실제 공사시행과 원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의 이행기한의 도래 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위 소멸시기에 관하여 하수급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하수급인의 원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은 도급인의 부실 등 사유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실제 지급받을 때까지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실제지급시설도 유력하지만, 법조의 문면상 대법원 판시가 타당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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