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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악용된 계좌 잔액 ..은행은 ...피해자에 돌려줘야”
“보이스피싱 악용된 계좌 잔액 피해자에 돌려줘야”
기사입력 2008-12-29 00:16
ㆍ법원, 원심 뒤집어… 유사소송 잇따를 듯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범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거나 피해금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 금융기관은 이들이 이용한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을 계좌주인이 아닌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적극 수용한 판결이어서 유사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춘천지법 제3민사부(이상윤 부장판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권모씨(71)가 원주 ㄷ새마을금고를 상대로 낸 ‘예금반환 청구’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피고는 권씨에게 계좌잔금 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권씨의 예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공범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2명의 예금계좌가 악용된 점이 인정된다”며 “불법행위자인 중국인에게 계좌를 개설해준 금융기관은 통장의 잔액을 권씨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해당 금융기관이 이들의 여권만 확인한 채 세부적인 확인절차 없이 은행계좌를 개설해준 부주의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지난해 6월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걸려 자신의 통장에 있던 990만원이 중국인 황모씨 명의의 은행계좌와 진모씨 명의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이체되는 피해를 당했다.
이후 권씨는 지급정지 요청으로 최종 이체계좌인 진모씨의 계좌에 남아 있던 돈을 되찾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재판에서 패하자 지난 4월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권씨의 피해금은 계좌주인인 진씨가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금융기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춘천 | 최승현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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