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교법무사의 강제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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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12-11-25 (일)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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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법정언행

법정서 반말 투·위압적 어조 부적절… 배석판사는 졸지 말아야

서울중앙지법 판사들 '바람직한 법정언행' 배포
소송 관계인에 확실하게 경어 사용… 발음은 명확하게
재판진행 때 표정·자세 매우 중요…'눈 맞춤' 유의해야
소송대리인 마이크 사용 유도… 면박주는 행위는 삼가야

“(판사의 말투가) 반말과 비슷해 공격적이거나 위압적으로 들렸습니다.” “사투리가 심하거나, 말이 빨라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이성보) 판사들이 다른 판사들이 진행하는 재판을 방청하고 개선을 조언한 내용이다. 중앙지법 민사합의부와 단독판사들은 팀당 10명씩 23개 팀을 구성, 7월 9일부터 8월 17일까지 합의·항소 재판부 2개, 단독 재판부 2개 이상을 자율적으로 선정해 교차 방청했다. 법정언행개선소위원회(위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판사들의 방청 결과를 기초로 부각된 문제점을 토론하고 정리해 ‘법정에서의 바람직한 법정언행’ 연구보고서를 만들었다. 위원장을 맡은 이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오욱환)가 발표한 법관평가에서 모든 항목에서 만점(100점)을 받아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중앙지법은 보고서를 민사부 전체 판사 320명에게 전달해 재판진행 때 참조하도록 했다.

◇경어(敬語) 사용하고 평정심 유지해야= 보고서는 말을 할 때 정확한 발음과 명확한 표현을 사용하고, 소송 관계인에게 확실하게 경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하대하는 말투를 중간에 섞어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과 불필요한 말은 삼가하고, 당사자가 말을 하기도 전에 끊는 것을 자제하도록 했다. 또 당사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적절하게 피드백을 해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줬다는 느낌을 주라고 권장했다.

또 인내심을 갖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당사자가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을 장황하게 늘어 놓거나 반복할 때, 재판장의 지휘를 따르지 않을 때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리인이 없는 당사자에게는 법률용어나 재판 진행에 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줄 것도 권고했다.

◇눈맞춤(eye contact) 부족… 산만한 태도도= 재판 진행 때 판사의 표정과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소송 관계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메모만 보며 진행하거나, 증인의 표정이나 태도 등을 관찰하지 않고 모니터로 증인신문 사항만 읽고 있는 경우를 개선 사항으로 지적했다. 턱을 괴는 행위, 손으로 연필을 돌리는 행위, 머리를 자주 만지는 행위 등 불필요한 동작도 산만한 느낌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본인 주심 아닌 사건도 집중해야= 배석판사는 자기가 주심을 맡지 않은 사건이 진행될 때 자신과 무관하다거나 지루하다는 태도를 보이면 안 되고, 무엇보다 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당사자 진술을 경청하지 않고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 것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배석판사는 주심판사가 증인신문을 할 때 궁금한 것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마이크 사용 적절… 소송대리인도 사용해야= 마이크 음량 조절이나 사용 방법의 문제로 방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시민단체의 법정모니터링 결과를 보도한 언론을 소개하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당사자와 소송 대리인의 목소리가 작아 방청석에서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마이크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소송대리인 무리한 주장에 핀잔 말아야= 보고서는 소송대리인에게 ‘이 주장이 말이 됩니까?’, ‘이것도 검토하지 않았습니까?’는 등 핀잔을 주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송대리인이 무리한 주장이라는 점을 몰라서 하는 게 아니라 의뢰인이 꼭 해달라고 해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무시하거나 면박을 주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이 만든 법정언행 보고서는 최근 ‘막말 판사’ 파문으로 판사들의 법정 언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전국 법관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관들의 상호간 방청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법정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법정언행을 개선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환춘 기자 hanslee@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