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도 시정명령 오류땐 책임無"
"불법 건축물도 시정명령 오류땐 책임無"
| 기사입력 2009-08-13 07:55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불법 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해도 시정명령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박정수 판사는 법 규정보다 크게 만든 십자가 구조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천9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대한예수교장로회 S교회가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귀책사유는 구청 측이 십자가 구조물의 높이를 잘못 측정하고 시정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데 있고, 위반 정도도 70㎝로 정도가 심하지 않다"며 "공공복리 증진을 도모하려는 이행강제금제도의 취지와 정황을 고려할 때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S교회는 2007년 6월 교회 건물 위에 신고 없이 6ｍ가 넘는 십자가 구조물을 설치한 뒤 민원이 제기되자 2ｍ를 잘라내 건물 사용승인 받고 잘라낸 부분을 다시 붙였다가 당국에 건축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적발 당시 강풍 때문에 구조물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없었던 감독관은 십자가 구조물 높이를 대략 7ｍ로 측정해 시정명령 통지서에 기재했고, 교회 측은 이에 근거해 십자가를 1ｍ5㎝ 잘라낸 뒤 재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재측정한 십자가 높이가 6ｍ70㎝로 나오자 당국에선 이행강제금을 부과했고 S교회는 시정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높이 6ｍ 이상의 장식탑ㆍ기념탑 등의 구조물은 축조할 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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