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주먹을 쥐거나 눈을 부릅뜨는 것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조휴옥)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모(75)씨에 대해 원심과 같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맡겨놓은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헛소문을 퍼트렸다는 이유로 피해자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김씨에게 적용된 모욕 혐의에는 같은해 6월경 교회 예배실에서 A씨를 보면서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떴다는 부분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항소심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뜬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뜬 행위'에 대해서는 "이런 행동으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또 이 행동은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인 판단,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봐서 모욕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행동으로 봤다.

이어 "공공장소에서 A씨에게 욕설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A씨가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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