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좌담-법률전문자격사 통폐합 및 선진화방안, 어떻게 볼 것인가
특집/좌담-법률전문자격사 통폐합 및 선진화방안, 어떻게 볼 것인가?
변협, 통합제안인가, 고사전략인가?
실질적 통합은 30~50년? 통합논의 통해 인접직역 선발인원 축소의도 엿보여
자본‧이윤 중심의 선진화방안, 법률전문직 ‘공공성 실종’으로 위험천만
비전문자격사의 전문자격사 고용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획재정부의 법률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과 지난 12월 15일, 대한변협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시작된 법률자격사 통폐합 논의가 법조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법률전문자격사제도는 김대중 정권 당시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자격사 수가 대거 늘어난 것을 시발로 노무현 정권의 로스쿨제도 도입, 그리고 자격사 개인을 넘어 자격사단체간 경쟁까지 도모하는 현 정부의 선진화방안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정부의 선진화방안은 애초 기획재정부의 주도로 행정부 내 T/F팀이 구성되어 논의되었지만, 법무부가 대한변협과 별도 논의를 하겠다며 빠진 이후로 변호사직역의 선진화방안의 일환으로서 ‘유사자격사 통폐합’이라는 이름을 걸고 우리 앞에 제시되었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서 우리 법무사업계는 어떻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 것인지 신중하고 사려 깊은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각 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사들을 초대해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향후 선진화방안과 통합논의의 활성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하고자 좌담회를 개최하였다. 정리 / 임정와 편집장, 사진/ 김상태 포토그래퍼
∎ 일시 : 2008년 12월 17일(수) 오전 10시.
∎ 장소 : 서울중앙법무사회 회장실.
∎ 사회 : 염춘필 법무사 (본지 편집위원, 대한법무사협회 부협회장)
∎ 참석
조형근 ∣ 법무사 ‧ 본지 편집자문위원 ‧ 의정부지방법무사회 부회장
이천교 ∣ 법무사 (의정부지방법무사회)
정승열 ∣ 법무사 (대전‧충남지방법무사회)
김효석 ∣ 법무사 ‧ 본지 편집위원 ‧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은정 ∣ 법무사 (서울중앙법무사회)
<김효석 법무사>
“변협의 통합논의는 출발부터가 잘못되었다. 법조직역을 통합하겠다면 그 논의의 출발은 그간 다른 직역들이 현실적으로 맡아온 전문적 역할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시각은 틈새시장의 담당직역, 변호사가 제공한 법률서비스상의 공백을 맡아왔던 직역이라는 식의 표현을 공공연하게 사용함으로써 인접직역의 역할과 그 제도적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조형근 법무사>
“법무사제도의 존치가 국민적 이익에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제도야 없어지든 말든 현재 법무사들만 먹고 살면 된다는 식의 관점이라면, 결국 통합논의는 흥정이 되고 만다. 110년 가까이 국민에게 봉사해 왔던 법무사의 역사와 자긍심을 흥정으로 팔아넘겨서야 되겠는가. 인위적인 통합보다는 일본처럼 원스톱 서비스 실현을 위해 변호사와 인접 직종간의 협동사무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
<이천교 법무사>
“그동안 왜곡된 법률시장의 구조적 모순점들을 바로잡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이러한 논의에서 법무사가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러한 논의 자체를 회피하고 거부한다고 해서 우리 법무사가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살아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법무사가 전문 자격사로서 시대변화에 맞게 변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승열 법무사>
“변협의 통합논의는 한미 FTA가 타결되면 5년 안에 외국 로펌들이 들어오게 되니, 변호사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시혜적 관점에서 우리가 거기 편승할 이유는 없다. 우리 직역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입장을 고려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독자적인 진로를 모색하는 게 좋다. 정부의 선진화방안에 대비해 우리 나름의 선진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이은정 법무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국민들은 반대하지 않을까? 법무사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 마디로 법무사는 존재감 자체가 미비한 자격증이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들이 법무사 전체를 변호사로 통합하는 방안에 얼마나 찬성해 줄까. 실제 결정권자는 국민이다. 결국 누가 얼마나 국민 여론을 설득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든, 변호사든 어떻게 여론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염춘필 법무사>
“비전문 자격사로 기업 자본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삼성 등 대기업 자본이 참여하는 대형로펌의 설립이 가능하고, 국민은행 자본의 법무사법인이 생길 수도 있다. 결국 선진화방안은 자본에 의한 전문자격사의 포섭 방안이다. 현재의 전문자격사 중심의 법률시장을 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전문자격사들이 자본에 종속됨으로써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결국 공공성은 실종되고 말 것이다.”
변협의 통합제안, 인접직역에 대한 ‘신규배출 중단’이 선행조건
사회 : 바쁘신 중에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법무사들이 참석해 주셔서 상당히 성과 있는 좌담회가 될 거라 기대한다. 지난 12월 15일, 대한변호사협회가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업무의 선진화방안’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고, 법조 인접직역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바 있다.
오늘 좌담회는 그에 대한 법무사업계 자체 논의를 위한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와 맥락을 같이 하는 정부의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고자 개최되었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변협에서는 ‘유사 법조직역’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오늘 좌담에서는 각 직역의 전문성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자의 직권으로 ‘법률전문자격사’라는 용어로 통일하도록 하겠다.
그럼, 이 자리에 변협의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김효석‧조형근 법무사가 계신데, 두 분의 참가 소회를 들어보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하면 좋겠다.
김효석 : 말씀드리기에 앞서 저 역시 변협이나 언론에서 사용하는 ‘유사법조직역’이라는 용어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다른 직역들을 비하하는 사고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 사용하거나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 「법률신문」 기자에게도 개인적으로 항의한 바 있는데, 이후 ‘인접직역’이라는 용어로 고쳤더라. 변협 심포지엄에서도 발표자에게 개인적으로 항의했다. 아마 앞으로 반영이 될 거라 믿는다.
심포지엄에 참석해서 느낀 점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는 변협의 통합논의는 출발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법조직역을 통합하겠다면, 그 논의의 출발은 그간 다른 직역들이 현실적으로 맡아온 전문적 역할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시각은 틈새시장의 담당직역, 변호사가 제공한 법률서비스상의 공백을 맡아왔던 직역이라는 식의 표현을 공공연하게 사용함으로써 인접직역의 역할과 그 제도적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그간 변호사들 스스로가 서민들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거의 방기하다시피 해왔으면서도 이제 와서 인접 법조직역이 담당해온 역할을 무시하고, 마치 인접 법조직역으로 인해 국민들이 이중의 부담을 강요받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에 대한 책임을 호도하고 전가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둘째, 통합논의를 들고 나온 목적도 불순하다. 로스쿨로 인한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라든가, 변호사업계의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인접직역의 숫자를 통계적 근거로 악용하려 한다. 더구나 인접직역에 대한 신규배출 중단을 전제 선행조건으로 삼고 있다. 실질적인 통합은 30년이 걸려도 좋고, 50년이 걸려도 좋다고 한다. 결국 통합논의는 인접 법조직역을 고사시키려는 발상을 깔고 있고, 이런 식이라면 진정한 통합논의는 성숙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선택권 보장을 위한 소송대리권 부여를 전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이것은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들의 입장은 무시하고, 오로지 공급자, 그리고 변호사가 공급자의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사고를 깔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법무사를 포함한 인접직역들이 요구하는 제도개선을 어떻게든 희석시키거나 회피, 묵살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합방안을 내세우는 것으로 느껴졌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변호사가 주도하는 통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변협이 법무사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한다거나 무제한적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통합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또한, 변론권을 포함한 실질적인 대리권이 획득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현실을 안일하게 볼 수도 있는 회원들의 생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형근 : 김효석 법무사 의견에 상당히 공감한다. 특히 마지막 결론은 깊이 새겨야 한다. 이미 보도가 되었지만, 당일,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기획재정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진행을 하고 있다고 연구원이 참석하여 관련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일 변협은 초지일관 “화두를 던지는 것이며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는 전제를 깔았지만, 왜(why)에서 어떻게(how)로 나아가야 하는 통합 논의의 전개가, 화두를 던지는 “왜”에서부터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던 김종철 연세대 교수나 박민 문화일보 정치부차장도 결론적으로는 논거가 ‘상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이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변협이 제시한 이유가 직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보니 오히려 불신만을 갖게 하였다고 본다. 로스쿨을 통해서 정부가 지향한 것은 질과 양에서 보다 선진적인 법률서비스의 공급이고, 이를 구현하는 로스쿨의 변호사 공급증가는 지금보다 서비스 단가가 저렴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당일 토론문의 첫 번째 첨부자료로 제시된 「추석 이후에 딱 1건 수임했어요」라는 신문기사가 말해주듯, 같은 수입의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만으로 통합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변호사들이 ‘왜 통합해야 하는가’의 근본적인 발상에서부터 여타 자격사는 차제하고라도 국민의 동의를 받아내기 어렵다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자유토론 때 “오늘 심포지엄에서 통합론의 화두가 제시되었다는 사실이, 현재 법무사가 추진하고 있는 소액사건소송대리 입법추진을 저지시키는 빌미로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통합해도 소송대리권 못 가지는 법무사는 ‘태생적 서자’?
사회 : 심포지엄에 참석한 두 분의 소회를 잘 들었다. 변협의 의도에 문제가 있다는 공통된 지적이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서도 10년 전부터 통합에 관한 비공식적인 논의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통합논의를 변협에서 시작했으니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얘기했을 거다. 중요한 것은 그런 논의의 출발이 결국 생존 문제라는 것이고, 그 점에서는 우리 법무사업계도 자유로울 수 없다. 변협의 입장이 어떠하든, 우리는 ‘우리의 생존문제’로서 이 논의를 재검토해 볼 수는 없을까?
이천교 : 지금의 통합논의는 이번 정부가 아니라, 지난 정부의 사법개혁 논의 당시에 주요주제로서 논의되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국민들의 법률생활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법무사는 논의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언급 자체도 되지 않았다. 결국 사법개혁 논의는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협의 의도나 발상 자체가 부적절한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법조시장의 문제를 수없이 얘기해 왔음에도 의도적으로 거부했던 변협 쪽에서 먼저 공식화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현재의 논의를 반대하고 회피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시대의 흐름이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동안 잘못 왜곡된 법률시장의 구조적 모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합논의를 어떻게 잡아나가느냐에 따라 우리가 전문 자격사로서 시대변화에 맞게 변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또, 그렇게 되도록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정승열 : 역사적으로 변호사제도가 포괄적인 법률행위를 부여받은 것까지는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변협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상치 않은 새로운 직역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소홀이 한 것 같다. 가령, 변리사제도도 과거에는 없었던 직역이지 않나. 법무사제도만 해도 일제시대 사법서사로부터 출발해 시대적 변천을 거치면서, 외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제도로서 한국만의 특수한 경험을 축적하며 독자적인 영역으로 정착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변협의 통합논의는 한미 FTA가 타결되면 5년 안에 외국 로펌들이 들어오게 되니, 변호사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들고 나온 거라고 본다. 시혜적(施惠的) 관점에서 우리가 거기 편승할 이유는 없다. 우리 직역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입장을 고려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독자적인 진로를 모색하는 게 좋다.
이은정 : 변협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을 주도하기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해온 것 같다. 그런데 우리 협회는 준비가 미진해 보인다. 개인 법무사로서 상당히 불안하다. 이번 통합논의가 시험출신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설사 소송대리권을 준다 해도 사무장 중심의 풍토에서 과연 살아남을 법무사가 얼마나 될까.
또 하나는 국민들의 인식을 어떻게 불식시킬 수 있는가이다. 변호사로 통합된다 하더라도 사시 출신, 로스쿨 출신, 법무사 출신 등으로 ‘태생적 서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소송대리권을 준다 해도 인식을 바꾸기가 힘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법무사업계 전체로 볼 때는 95% 이상이 도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런데, 변협에서는 소송대리권조차 주지 말자는 입장이라니, 결국 그들의 목적은 법무사업계를 고사시키겠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도 빨리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변협에 비해 자본도 조직력도 부족한 상황인데, 우리도 연구용역을 주든지, 모금을 하든지 해서 조속히 대응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 지난 변협의 심포지엄 영향 때문인지 예상 외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변협이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통합을 30~50년까지 예상하고 있다는 게 공식 발언이라면, 사실상 굉장히 불손한 의도로 통합논의를 제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통합논의를 통해 사실상 법률전문자격사들의 선발인원을 축소시켜 나가고자 하는 의도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것은 통합논의가 아니라, 고사전략의 일환이다.
일본처럼 인접직역 협동체제로 ‘원스톱 서비스’ 대안도
조형근 : 결국 통합논의를 법무사 이익 중심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 아니면 국민의 입장에서 자격사의 존치 목적과 취지를 중심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다. 직설적으로 말해 법무사제도의 존치가 국민적 이익에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제도야 없어지든 말든 현재 법무사들만 먹고 살면 된다는 식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결국 통합논의는 흥정이 되고 만다. 얼마로 흥정을 할 것인가만 문제다. 그렇다면 통합은 아주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110년 가까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의 법익을 위해 봉사해 왔던 법무사의 역사와 자긍심을 흥정으로 팔아넘겨서야 되겠는가. 그런 점에서 인위적인 통합보다는 일본처럼 원스톱 서비스 실현을 위해 변호사와 인접 직종간의 협동사무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
현재 변리사, 회계사, 관세사, 법무사는 모두가 공공기관과 국민을 이어주는 도량 역할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국가사무의 아웃소싱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역할을 모두 변호사로 통합했을 때, 대체가 가능할까? 결국 변호사가 아닌 다른 직역이 대체하게 될 것인데, 그 직역의 자격검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디테일한 조사 없이 변호사로 통합하는 것만이 효율적인 직업구조인 양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마도 그런 취지에서, 일본의 사법개혁심의회도 통합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향후 재검토하는 것으로 유보하고, 현실적으로 인접직역의 존재와 역할을 인정하면서 협동사무소체제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인 수요자의 시각에서 보자면, 문제가 많은 통합보다는 원스톱 서비스로 각 전문직역이 조화롭게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바람직할 거라고 본다.
이천교 : 변협에서 제시하는 불손하고 부적절한 내용을 받아들이거나 따르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번 기회를 우리의 법률전문자격사제도가 어떻게 자리잡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제대로 논의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논의에서 법무사가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 회피하고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고 해서 우리 법무사가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승열 : 변협에서 선진화방안의 일환으로 심포지엄을 하니까 우리도 거기 대응해야 한다는 접근보다는 우리도 정부의 선진화방안에 대해 어떻게 독자적인 대비를 해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차원이 옳다고 본다. 현재 변협에서 추진하는 입장으로는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지 않은가. 미국에는 법률 전문직이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이 세 개밖에 없다. 결국 한미 FTA 대비를 전제로 변협이 이런 시각에서 자기 입맛에 맞게 통합논의를 재단하는 것이다. 변협의 입장을 알아보는 것은 좋지만, 우리의 독자성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김효석 : 법무사의 독자적 시각으로 준비하자는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준비 작업을 어디에서 할 것인가. 개별 법무사나 지방회 차원의 준비는 한계가 있고 결국 협회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데, 현재 협회에서 이걸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통합을 전제한다면, 그 대응방안으로 몇 가지 방향을 생각한 것이 있는데 의견을 밝혀도 되겠는가?
조형근 : 당일 공청회 발표 문안 그 어디에도 각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 논의는 전략회의도 아니고, 법무사업계의 입장을 정하는 자리도 아닌데,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거론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닐까?
사회 : 법무사 전체로 보면 부정적인 견해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 통합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서로 어떤 전제가 합의되어야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정도의 개인적인 의견들을 제시한다면, 이후 논의의 활성화를 위한 토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논의 참여의 전제조건, 선별 아닌 ‘전체통합’
김효석 : 그렇다면 견해를 밝혀보겠다. 첫째, 통합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면 그 고리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법률전문자격사들과 변호사들 사이에 업무조정의 순서가 필요하다. 통합을 할 거라면 대리권을 미리 부여해도 상관없지 않겠는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가는 업무조정의 순서가 지극히 타당하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변호사업계가 동의해야만 통합논의가 진척될 수 있고,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통합을 하더라도 서로 담당해 왔던 역할과 직무가 명백히 다르므로 각 직역간의 차이와 전문성의 인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법무사와 변호사의 차이로 인한 과정상의 엄청난 충돌이 예상된다. 따라서 법무사와 변호사의 통합은 선별통합이 아니라 전면적인 통합이 필요하다. 전체를 통합한 후 업무조정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업무조정 방향 중의 하나로서 법무사가 모든 변호사 사건들을 다 취급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다른 직역 업무를 다 취급할 수 있느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순차적 통합과정이라면 합의사건과 단독사건을 일시적으로 구분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다. 영국의 솔리시터(Solicitor)와 베리스터(Barrister)를 ‘변호사’로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이 필요했듯이 우리도 법무사 전체를 다 흡수하고 대신 업무범위를 차등해서 부여해 가며 점차 확대해 가는 방안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천교 : 공감한다. 통합논의가 법조시장의 지축을 흔들 수 있는 주제다 보니 누구도 선뜻 그 내용이나 기준을 제시하기가 조심스럽다. 앞으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법무사들에게 동일하게 변호사자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법조직역을 이원화하여 업무영역 확장문제 같은 것을 더 이상 일으키게 하지 말고, 진정한 법조 일원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간 업무성격이 서로 다른 게 있으니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실무연수를 거친다거나 하는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은정 : 그런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국민들은 반대하지 않을까? 법무사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국민들이 태반이다. 한 마디로 법무사는 존재감 자체가 미비한 자격증이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들이 법무사 전체를 변호사로 통합하는 방안에 얼마나 찬성해 줄까. 실제 결정권자는 국민이다. 우리가 어떤 통합안을 제시하든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누가 얼마나 국민 여론을 설득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든, 변호사든 어떻게 여론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사회 : 좋은 지적이다. 개인적으로도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 첫째가 김효석 법무사님 말씀처럼 각 전문직의 독자적 영역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가 특정 단체중심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중심이 되는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시민사회가 중심이 된다면, 법률전문자격사를 모두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다.
이 틀에서 그간 고립 분산적으로 활동해 왔던 자격사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질의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통합문제도 그 일환으로서 제시되어야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협동사무소 형태를 추진하자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통합으로 정리된다면 그때는 제한 없는 통합을 전제해야 할 것이다.
정승열 : 제한 없는 통합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 법무사업계 내부적으로 자기정화와 같은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 성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신뢰의 과정을 바탕으로 해야 통합 논의에서는 물론, 통합된 이후에도 변함없는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형근 : 개인적으로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협이 통합논의를 꺼낸 의도 자체가 불순하고 문제가 있으므로, 앞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선결적으로 전제해야 할 것들이 정리되고, 해결될 수 있는 대안의 제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효석 : 동감이다. 통합 논의를 한다면, 그 기준과 방법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 깊이 있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하나의 예시를 제시한 것이다. 통합논의가 겉도는 얘기로 끝나서는 안 되겠다.
비전문가의 전문가 고용, ‘삼성자본의 대형로펌’도 가능
사회 : 이번 기회에 법률전문자격사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건설적인 통합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는 선진화방안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 보자.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진화방안에 대해 여러 가격사집단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에서 제시한 선진화 방안의 핵심적인 3가지 내용은 첫째, 비전문 자격사의 전문자격사 고용 및 법인 설립 제한의 완화, 둘째, 1인당 하나의 사업장으로 제한한 규제의 완화, 셋째, 복수의 자격사단체 설립 허용과 단체가입 강제규정 완화이다. 이 중에서 특히 첫 번째 방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헌법재판소는 약사가 아닌 자가 약사를 고용해서 운영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 어떻게들 생각하는가?
조형근 :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이미 10년 전인 97년, KDI 보고서에 위 세 가지의 주요 내용이 다 들어있었고, 공개적인 토론도 있었다. 비전문 자격사의 영업 참여로 대외개방에 대비해 국내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이것은 앞서도 말했듯이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격사의 업무가 국가사무의 아웃소싱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공공성과 전문성, 재량적 판단의 여지 등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전문가의 5가지 특성 중 첫 번째인 공공성의 측면에 반하고 있다. 또한, 비전문자격사의 자본이 투여됨으로써 경영이 합리화되고, 결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공공성의 특면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지 않겠는가.
정승열 : 선진화 방안에 따른다면, 회계사가 세무법인을 소유하거나, 변호사가 회계사법인을 소유하는 식으로 전문자격사간 사업이 확대되고, 변호사가 거대 법인을 설립해서 회계‧세무 업무도 가능하고, 여러 개의 복수단체가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취지는 좋을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상법상의 주식회사제도만 보아도 자본가 소유와 전문가 경영의 분리를 전제하고 있지만, 법이 시행된 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90% 이상이 가족중심의 주주회사가 대부분이다. 50년 가까이 주식회사제도가 시행되었어도 아직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법률시장이라고 예외가 되진 않을 것이다.
이천교 : 법률자격사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자본‧경영‧이윤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세계 10대 대형로펌이 있는 미국과 영국의 경우를 봐도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전문성‧특수성을 고려해 비변호사의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변호사 아닌 자와의 제휴를 엄격히 금지한다. 선진화 방안에서 일부 규제완화를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비전문가에 의한 전문가의 고용 부분은 우리 업무의 성격상 적절하지 않다.
사회 : 이 문제의 본질을 살펴보면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다. 비전문 자격사가 단지 자연인만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자본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삼성이나 현대, SK 등 대기업 자본이 참여해 만들어지는 대형로펌의 설립이 가능하고, 법무사법인의 경우는 국민은행 자본의 법인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예상되는 시장의 폐해는 심각하다. 국민은행 자본의 법무사법인은 국민은행의 등기를 독점하게 될 것이고, 삼성자본의 대형로펌은 공공연하게 삼성의 권익을 대변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정부의 선진화방안은 자본에 의한 전문자격사의 포섭 방안에 다름 아니다. 현재의 전문자격사 중심의 법률시장을 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전문자격사들이 자본에 종속됨으로써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결국 전문자격사들의 공공성은 실종되고 말 것이다.
이천교 : 좋은 지적이다. 비전문가의 전문가 고용은 한편으로는 보따리 사무장이나 법조 브로커를 노골적으로 양성화하는 문제가 될 수 있고, 기업자본의 참여 면에서 본다면 전문자격사들이 자본의 기능인으로 종속되어 서민과 약자의 법익을 위해 종사해 왔던 법무사들의 공공적 특성이 몰각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본다.
이은정 : 동의한다. 비전문자격사들의 소유로 법률시장이 움직이게 되면 이윤추구가 목적이 되어 무책임한 서비스들이 양산될 수 있다. 자격사가 자기 책임 하에 사무실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양심적이라서가 아니라 자격증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임 있는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업계의 경우도 파산사건 브로커들이 일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들었다 사무실을 폐쇄하고 사라지는 등의 폐해가 있지 않은가. 고객들이 법무사를 믿고 인감도장을 맡기고 가는 일도 많은데, 비전문자격사나 브로커들이 돈만 벌고 튀어버리면 어쩔 건가. 결국 법무사 본인이 자기 자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형화, 전문화할 수 있도록 법적 제한을 풀어주는 게 좋다.
김효석 : 법무사 합동법인 규제가 우리 스스로 발목을 묶고 있는 것이다. 선진화방안 차원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법무사법과 내부조직에서 각종 법인의 설립요건을 규제해 놓은 것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가로 접근하면 대응논리가 될 것이다. 자본이 들어와서 국민의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법무사업계 내에서 검증된 바도 없고, 어떻게 검증이 가능한 지도 모르겠다.
법무사 발목 옥죄는 ‘각종 규제 철폐’가 선진화
사회 : 지금까지 주로 선진화방안의 첫 번째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가 되었는데, 그 외에도 1인당 한 개의 사업장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풀고 복수단체 설립을 허용하는 2, 3번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았으면 한다.
조형근 : 1인당 사업장 제한 완화는 결국 자본의 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돈이 많은 자가 많은 사업장을 하게 될 거라는 거다. 국민에게 경쟁을 통해 저렴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선진화방안의 핵심인데, 자본을 투여한 자가 자본을 더 얻을 거라는 논리에 귀착되고 보면, 결국 얻을 건 전혀 없다고 본다. 수혜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정승열 : 복수단체 설립을 허용하는 문제는 노조가입과 유사한 면이 있다. 가령, 특정 회사에 취업하게 될 경우 회사 내 단일노조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는 ‘유니온 샵(union shop)’은 노사간 1:1 관계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독과점 체제와 현실 안주, 회원의 권익옹호를 제대로 못하는 폐단이 있다. 이것을 법무사단체로 대치한다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복수단체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일시에 대안도 없이 규제를 풀어버리면 두 개가 아니라 열 개, 스무 개도 생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경쟁력 제고는커녕 공멸을 가져올 것이다. 정당법은 정당을 창당하기 위해 5개 시‧도 이상의 지역에 지구당을 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제한을 둔다는 전제에서 복수단체 설립에 찬성한다.
조형근 : 하나의 단체만을 의무가입하게 하는 것은 우리 조직만 보아도, 근본적으로 견제하는 자가 없음으로써 협회의 능률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협회도 현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한, 결국 복수단체 허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협회에서는 이런 얘기가 왜 나오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사회 : 시간이 많이 흘렀다. 마지막으로 법무사업계 발전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건설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선진화 방안들이 있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각자 마무리 발언을 했으면 한다.
이천교 : 지금처럼 많은 규제와 제한을 받고 있는 법무사제도와 보수규칙 등을 전제로 해서는, 좀 더 낳은 법률서비스 시장의 형성과 법무사업계의 대형화는 요원할 것 같다. 우리 업계가 대형화‧전문화 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은 우리가 다른 자격사보다 역량이나 경영마인드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온통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한 때문이다.
이러한 열악한 여건 하에서도 죽지 않고, 우리 사회 법조 분야에서 이만큼의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존경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변협 측의 논리와 발상 자체가 경계할 점이 많으므로, 한편으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선진화방안에도 적극 참여하여 자본잠식의 폐해는 경계하면서도, 이참에 불합리한 각종 규제와 제한을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승열 : 앞서 시혜적 차원의 통합은 반대하면서, 독자적 진로를 모색하자는 말씀을 드렸다. 그 방안으로 변호사들이 대기업‧관공서에 전문 변호사로 취업하는 것처럼 법무사들도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도시재개발․재건축․구획정리 등의 사업에서 촉탁등기와 보상금공탁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계약직으로 취업한다면, 독자적 생존에 좋은 활로가 될 것이다.
조형근 : 위택스의 경우 세무사 스스로 하지도 못하고, 할 수도 없으면서 포괄적 조문만을 내세워 등록세 신고대리를 반대하고 있다. 물론 전문자격사의 업무영역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국민의 편익에 반한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의하면 토지대장 등본은 행정사, 등기부등본은 법무사만 발급을 대행할 수 있지만, 지금 전자정부와 인터넷등기소에서는 이를 구별하지 않는다. 사회변화에 따라 탄력적용을 한다는 건데, 유독 위텍스 사건만은 그렇지 않다. 이런 점에서 가칭 ‘전문자격사의 중첩된 업무영역 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문자격사의 업무가 중첩될 때, 본업을 수행하는 자가 부수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원스톱 서비스 구현에 가까운 것이고, 자격사 존재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안이라고 본다.
김효석 : 전문자격사의 선진화가 정부의 잣대가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이나 시민단체의 잣대에서 방향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결국 그렇지 못하다면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게 정치현실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법무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차라리 현실적인 방법은 KDI와의 통로를 만들고 우리가 연구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구체적 자료를 줘야 뭐라도 반영이 될 것이 아닌가. 이를 위한 내부적인 전문 T/F팀의 구성이 절실하다. 부디 협회에서 이 문제의 심각함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였으면 한다.
이은정 : 법무사 법인을 조직하려면 검찰 출신과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고, 합동사무소도 다른 지방회에 분사무소를 내지 말라는 제한규정이 있어 협력사무소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협력사무소 명칭사용 광고제한의 당위성 문제와 그 규정을 어겼을 때의 제재문제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런 각종 제한들을 놓아두고 무슨 선진화인가. ‘김&장’만큼 크지는 않더라도 법무사들도 전문성을 가진 대형법인이 있다면, 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협회에서 이런 규제를 푸는 것에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
사회 : 장시간 통합문제와 선진화방안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통합문제는 현재의 수준에서는 물꼬를 트는 정도로 그칠 수밖에 없으니,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협회 내에서 통합과 선진화방안을 공론화시켜 나가고 준비하는 시스템을 조속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오늘 좌담의 과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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